자연의 시간은 참 정확합니다.
4월 봄기운을 느끼기도 전에 초여름 같은
한낮 더위가 찾아왔지만,
꽃들이 피고 지는 순서에는
한 치의 착오도 없는 듯합니다.
화려하게 피었던 벚꽃이 꽃비를 날리며
푸른 잎사귀만 남길 때,
복사꽃은 더 붉은 색을 자랑하지만
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피어납니다.
근무지인 화성시는 도농복합도시라서
조금만 걸어나가면 논과 밭
그리고 농가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
볼 수 있고 그 곳에 듬성듬성 심겨진 곳에서
조용히 피어있는 복사꽃들을 만나게 됩니다.
복사꽃은 복숭아 나무에서
4월 중순경 피어나는데요.
열매는 7~8월에 거둘 수 있는 과실수
나무에 피는 꽃입니다.
복숭아나무의 원산지는 중국인데요.
중국에서는 복사꽃의 아름다움을
여인의 미모에 많이 비유한다고 하네요.
복사꽃 아름다워라.
그 꽃 활짝 피었네.
아가씨 시집 가는구나.
그 시댁과 잘 어울리리라.
시경(詩經)
이렇게 아름다운 핑크빛으로
찾아온 복사꽃도 얼마있지 않아
다른 꽃들에게
자리를 내어 주겠지요?